이 가을에는... / 노랑우산
가을에는
미소가 예쁜 이들을
만나고 싶다.
스산한 바람이 불어와
꽃잎지고 낙엽이 진데도
환한 미소에
시린 마음을 기대어
마음이 따듯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라면
더욱 좋으리라.
사랑을 받아서 행복하기보다는
사랑을 주어서 행복하고픈
나의 소망을 담아
갈잎에 대롱거리며 매달린
고운 바람자락을 타고
마음이 추워진 이들에게
투박한 손이라도 내밀어
부퉁켜 안아주는 것도 좋으련만
속절없는 마음만 커져갈 뿐
허한 몸뚱이는
빈들에 말라가는 갈대사이를
서성이고만 있다.
물길따라 세월따라 흐르는
나그네 인생길을 걷다보면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도 있을테고
의미없는 헛헛한 웃음속에서도
살아가는 의미를 배울 테고
채워지지 않는 먹먹한 빈 가슴에
고요한 사랑의 비가
내리는 날도 있을 테지만
먼 산 너머에서
알록달록 단풍의 소식이
전해져 오기전에
떨어지는 마지막 잎새를 마주하여도
슬퍼하거나 서러움에 젖지 않도록
미소가 예쁜 이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그들과 함께여서
그렇게 가을이 깊어가도
티끌 하나 채색되지 않은
순백의 캔버스같이
모든 것을 담을수 있어도
아무것도 담지 않아서
비어있는 참 행복을 느끼는
하얀 마음을 간직하고 싶다.
이 가을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