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기다리는 마음 / 노랑우산
어느날
고적한 기다림의 한가운데서
그대의 초췌한 모습을
먼발치에서 우연히 보게 된
어두운 밤이 있었지요.
내가 알지 못하던
그대의 슬픈 모습에는
고뇌의 한숨과 함께
작아진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푸른 가로등 불빛의
눈물이 있었습니다.
나의 사랑 밭에는
애틋한 그리움이 잉태한
축제의 노래가 한창인데
그대에게 찾아오는 9월은
서러움으로 다가서는
시련의 시간이었던가요.
불꽃이 꺼져가듯
사랑해야할 시간은
이제 얼마남지 않았는데
그대의 방황은 어느 결에 멈추어
애틋한 그리움의 탑만 높아지는
나의 곁으로 오시렵니까?
흐르는 세월을
소리쳐 불러도 세웠지만
조롱하듯 떠나는 시간에 떠밀려
울긋불긋 코스모스꽃이 피어나면
우리네 인생도
곧
가을을 맞이해야 하거늘
야속하게도 그대의 발길은
내가 아닌
방황속으만 향하고 있습니다.
다가서고 싶어도
그대 가슴속 성밖의 해자위로
굳게 걸린 심연의 빗장은
한 여름 굵은 소낙비처럼
그대의 흔적을 지우려고만 하고
갈길잃은 상심한 마음은
그래도 그대의 차가운
성벽에 기대어
그대의 희미한 숨결을
찾아 헤메입니다.
쓰디쓴 술잔과 마주한
가눌 수 없는 서글픔의 바다에는
어제의 파도가 남기고 간
그대의 가녀린 미소가 있어
아직도 내 마음은
따듯한 5월의 훈풍이 일고 있음을
높아만가는 하늘위로
곱게 써 보냈습니다.
아직도 내안에는
그대가 머물러야할
포근한 빈자리가 남겨져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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