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휴식/좋은글,예쁜글
가을과 겨울사이의 그리움
짼틀맨
2010. 12. 3. 23:51
가을과 겨울사이의 그리움
바스라지는 낙엽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나의 입안에서는
차마 맴돌며 뱉지 못하는
사랑이란 말을
들었기 때문이지요.
억새풀의 다정한 속삭임도
도심을 비껴간
작은 암자의 풍경소리도
모두가
사랑의 언어를 쏟아내는데
수줍은 봉숭아꽃처럼
꼭 다문 입술은
어이하여 열지를 못하는지
사랑이라는 단어는 내게
너무 어려운 말인가 봅니다.
예전부터 그대는
골목길 환한 가로등 되어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음인데도
빠알간 석류의 속살처럼
애타는 고백은
겹겹이 서로 엉기어버린
낙엽사이에 묻혀버립니다.
떠나는 가을앞에
모든 것이 아름다워도
넋 잃은 가슴과
까맣게 타버린 마음에는
길섶 모서리를 배회하는
파아란 바람이 일고 있네요.
따듯한 사랑에 목마른
가을과 겨울사이의 그리움은
별지는 밤에
고독한 달무리로 머물러 있습니다.
곱디 고운 사랑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