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십자성에 잠든 사랑 / 노랑우산
세상사 사랑과 인연이라는 것이
무엇이든 마음먹은 대로 된다면
안타까울 것도
서두를 것도 없으련만...
살아서 헤어진 후
죽어서도 잊지 못할 만큼의
사랑을 하리라던
붉은 노을 아래서의 맹약을
스멀거리며 밀려오는
외로움이란 어둠이 삼켜버립니다.
삶은
결국 죽음의 한 가운데 있는 것이기에
살아서 한 평생의 길이와
죽어서 억겁이란 시간동안에도
둘이 하나 되기를 소망하건만
마지막 숨을 헐떡이는
지는 해의 그림자에 비쳐 지는 것은
별빛마저 울려버리고
덩그러니 남겨진 쓸쓸한 그림자 하나...
북극성이 잠이 들고
남십자성이 떠오르면
별빛속에 잠든 그대의 마음이 깨어
오로라의 신비로운 빛같은
미소를 머금으며
그대 행여 오시려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불어오는 바람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시간의 굴레는
소리없는 기다림의 공전안에서
묵묵히 돌아만 가고
가슴속에서 시작된 사랑의 메아리는
새벽을 기다리는 천사의 마음 되어
천상에서 지상으로 울립니다.
찬란한 햇살이 쏟아지고
숲속의 푸른 향기와
나무와 새들의 노래가 넘나드는
그대와 마주앉은 맑은 창가에서
천진한 소녀의 눈망울로
깊은 방황의 잠에서 부스스 깨어나서
마음이 부서져 흩어지듯 헝클어진
그대의 어깨에 드리워진 머릿결을
호흡마저 멈출 듯한 떨리는 손으로
한올 한올 삼단같이 빗겨드릴
그 날을 기다리며
다시 깨지 않을 꿈이라도 좋으니
살아서 헤어진 후
죽어서도 잊지 못할 내 사랑을 위하여
몇 날...
몇 달...
몇 해라도
그대 오실 남십자성 하늘 아래
주단처럼 펼쳐진 꽃길 위로
따스한 입맞춤을 보내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