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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대로이고 싶은데

짼틀맨 2010. 5. 19. 23:11

      느낌 그대로이고 싶은데 / 노랑우산 꽃동산에 올라서면 한 떨기 꽃이 되고 싶고 들판을 홀로이 걷다보면 목덜미를 휘감아 도는 바람이고 싶습니다. 우두커니 먼 산을 바라보면 산꼭대기에서 고즈넉히 숨을 고르며 쉬고 있는 구름이고 싶고 수 만개의 발자국을 온몸으로 간직한 해변에 서면 애꿎은 모래톱만 할퀴고 가는 이름없는 잔잔한 파도이고 싶습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맞은 종이우산처럼 구겨지고 찢겨진 헐벗은 마음일지라도 빗방울을 헤아리며 거리를 걷는 미소 가득한 낭만의 방랑자이고 싶으며 세월을 피하는 방법을 알래야 알 수도 없겠지만 세월이 지나간 흔적만큼은 깊이 남기지 않은 채로 동화속의 어린 왕자로 남고 싶습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려 고적한 외톨이가 된다하여도 가슴속에 붉은 정열의 사랑을 간직한 뜨거운 눈물의 시인이고 싶은데... 하지만, 세상은 어느 것 하나 내게 쥐어주지 않은 채 나를 오라 합니다. 그곳에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백치처럼 벌거벗은 내가 있기에 사랑과 이별의 수레바퀴로 돌아가는 눈물 젖은 행복의 마차를 타고 오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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