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배우는 사랑 / 노랑우산
작은 기도소리의 응답인가요?
허물어진 성터에 갓 피어난
한송이 보랏빛 국화송이를 보며
회한 섞인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폐허같은 허망한 현실이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아닌 것을
그대는 따스한 햇살의 노래로
내게 속삭이네요.
살아감이 벅차고
오늘 하루를 견디기 힘들어서
수도 없이 도망치듯
나를 버리려 할 때마다
묵묵히 해바라기가 되어준
그대가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풀꽃반지 하나에도
해맑은 미소를 짓던
동화같은 사랑의 이야기는 아니어도
먼 길 돌아와 앉은
내 작은 뜨락처럼
편히 기댈 언덕이
언제나 그곳에 있었음에
영원한 사랑의 꽃은
언제나처럼 예쁘게 피는 줄
오늘 새삼 또 알게 됩니다.
가질 수 없는
욕심의 끝을 몰라서 애태우던
욕망의 언덕에서 내려와
짙은 어둠의 창가에 켜놓은
작은 촛불의 의미를
어린 아이의 초롱한 눈망울로
다시 배워갑니다.
사랑이란
색깔도 없고 크기도 없으며
마음 한켠에 자리한 공허감을
서로의 믿음으로
하나..둘..
채워가는 것임을
함께 바라보는 별빛에게서
그렇게 또 배워갑니다.
솔바람에 하늘거리는 들꽃처럼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스스로의 소중함을 일깨워
한방울의 아침이슬에 목을 축이며
작은 사랑의 꿈을 키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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