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서면 멀어질까 두려워
먼 발치에서 바라만 보고
보고 싶어 생각이 나면
한 여름밤 무성히 쏟아지는
별빛을 헤이다가
어느새
별을보며 다가선 너의 집앞
행여나 창가에 너의 모습보일까
까치발을 하고서 기웃거리면
제일 먼저 반기며
담장 넝쿨을 타고 전해오는
향기로운 장미향기에
너의 향기인가 싶어서
온몸을 향기에 내던지며
푸른 가로등불빛을 서성이다가
담장 안에서 들려오는 기침소리에
화들짝 놀라
골목길 끝으로 달음질을 치고
골목어귀에서 빼꼼이 바라보면
어린 마음에도
슬픈 불빛으로만 보여지며
유난히도 커보이던 너의 창문
힘없이 돌아서서
나지막한 앞 동산에 올라
차마 소리내지 못하고
별빛만큼 수없이 불러보는 너의 이름,
만나면 전해주고 팠던
알록달록 색종이를 꺼내어
그리움의 연필로 글씨를 적고
마음을 그려 넣고 종이비행기를 접어
밤 하늘의 별님에게 소원을 빌며
너의 창가에 내려앉기를 바라면서
날려 보내던 색색의 종이비행기
별똥별 떨어지는 밤은 깊어가고
푸른 은하수를 친구삼아 놀다가 돌아와서
빈 방에 우두커니 기대어
애꿎은 베게만 퍽퍽 내던지다
결국
예쁜 꿈이라도 꿀까 싶어
다시금 베게를 끌어안고 잠이들고...
햇살 눈부신 창가에
유난히도 시끄러운 참새들이 잠을 깨우면
화난 것도 없이 볼멘 모습으로
동산 밑 공터로 나서보면
지난 밤 소원을 담았던 종이비행기들은
부푼 기대는 사라진채
새벽 이슬에 젖어 초라하고,
툭툭 발로차며 하나 둘 모으다보면
언제 나타났는지 골목입구엔
수줍은 듯 자그마한 너의 모습
당황하여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태연한척 돌아서서
눈인사도 건네지못한 밥통이라고
가슴만 쥐어박다가
용기내어 돌아보면 아무도없는 빈자리
허전한 마음을 쓸어내며
작은 한숨 짓다가 눈에 띤
하늘에서 떨어진 선물인듯
이슬에 젖을세라 작은 돌멩이에 놓여진
고이접힌 분홍빛 편지하나
두근~두근~ 쿵! 쾅! 쿵! 쾅!
후다닥 달려가 누군가 볼세라
바지춤에 집어넣고
한달음에 앞 동산에 올라가
벌렁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조심스레 꺼내어 펼쳐보면
파란색 잉크의
예쁜 글씨로 씌여진
To....로 시작해서
from....으로 끝나는
길진않지만
마음이 담긴 몇줄의 편지
마음은 이미 구름을 타고 날으며
세상을 다 가진듯 하여라......
누구나
가슴속에 하나쯤은 고이 묻어둔
키작은 바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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