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사랑
차가운 바람이 귓불을 간질이던
작은 포구의 백사장에서
겨울바다의
포말을 헤치며 들려주던
나지막한 뱃고동 소리를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 듣습니다.
갯바위를 휘돌아
솔숲향기에 날개를 적신
아득한 밀어들의 조각들이,
백사장의 모래알들을
하나 둘 일렁일 때마다
조금씩 서로에게 기대어가던
풋풋한 연분홍빛 마음들도
아스라이 지난
세월의 흔적으로 돌아보네요.
철새가 떠나버린 길을 따라서
기나긴 기다림을 남겨놓고
가신 님을 그리다가
붉은 멍울 서러워도
노을지는 바다를 묵묵히 지켜내던
해당화 꽃길을 따라서,
같이 걸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그날의 절실했던 사랑을 간직하던
우리들의 작은 소망을 기억합니다.
푸르던 여름바다를 서성이던
소라의 꿈도 잠이 들고
화려했던 계절의
심포니연주도 막이내리면
그리 멀지 않은 날
조금은 황량한
겨울바다의 석양을 바라보는
하이얀 귀밑머리가 아름다운
두 개의 그림자를 그립니다.
그날이 오기까지
우리네 사랑도
활화산같던 열정은 식어들어
추운 어느 겨울날
사랑방의 은은한 화롯불처럼
한결더 가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랑앞에 마주하겠지요.
우리 두 손을 마주하고
눈을 감아요.
그 옛날
그때도 그랬듯이
그대는 내 유일한 사랑입니다.
아니
황량한 겨울 들판에 피어나는
내 하나의
유일한 사랑이어야 합니다.
'☞☞블로그 휴식 > 좋은글,예쁜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유의 바람결에도.. 나는 (0) | 2010.12.26 |
---|---|
비밀 화원 (0) | 2010.12.26 |
사랑하기 (0) | 2010.12.26 |
님들과 커피한잔 하고싶네요 (0) | 2010.12.26 |
그냥 내곁에서 (0) | 2010.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