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이 더 자주, 더 나이 들어서까지 성생활을 즐긴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하기 때문에 나이 들어서까지 성생활을 즐긴다고 생각하지만, 성의학자 등은 반대로 섹스를 자주 하기 때문에 더 건강해졌다고 주장한다.
정말 섹스를 하면 건강해지고 장수하게 될까? 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최형기 교수, 이윤수비뇨기과병원 이윤수 원장, 우리들병원 이상호(신경외과) 원장의 조언을 토대로 섹스가 건강에 좋은 이유와 섹스할 때 주의할 점을 알아보았다.
첫째, 그 어떤 운동보다 칼로리 소모가 많다. 일반적으로 10분간 섹스를 했을 때 소모되는 열량은 90kcal. 등산(35kcal)이나 에어로빅(45kcal)보다 2~3배 열량 소모가 많으며, 테니스(71kcal)보다도 많다. 조깅(88kcal)이나 농구(90kcal)와 비슷할 정도.
둘째, 노화를 방지한다. 스코틀랜드 로열 에든버러병원 연구팀이 3천5백 명을 조사한 결과 주당 3회 이상 섹스를 하는 사람은 평균 10년(남자 12년1개월, 여자 9년7개월) 더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섹스할 때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려 주기 때문으로 평가됐다. 또 오르가슴과 사정 직전에 노화방지 호르몬인 DHEA의 혈중 농도가 평소의 5배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셋째, 강력한 진통 효과가 있어 각종 통증을 완화하고, 요통 치료효과까지 있다. 이런 효과는 절정의 순간과 그 직전에 분출되는 엔돌핀과 옥시토신(자궁수축 호르몬) 때문으로 추정된다. 엔돌핀은 통증을 잊게 하는 강력한 자연 진통제다. 미국의 베벌리 휘플 교수는 “과격하지 않은 부드러운 섹스는 ‘통증을 참아내는 한계’를 높여 두통, 관절통, 치통 등 각종 통증을 완화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요통이 있는 사람도 섹스를 해야 하며, 척추수술을 받은 환자는 무리없이 1,500m를 걸을 수 있을 때 성관계를 하는 게 좋다고 권고한다.
넷째,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미국 윌크스대학 연구팀은 1주일에 1~2회 섹스를 하면 면역글로블린A의 분비량이 증가해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 질환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진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팀은 동일한 치료를 받고 있는 유방암 환자들을 섹스를 하는 그룹과 하지 않는 그룹으로 나눠서 비교한 결과, 섹스를 하는 그룹의 치료효과가 더 뛰어났다고 발표했다. 성적 흥분 상태가 되면 암세포를 죽이는 T임파구가 백혈구 내에서 순식간에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것.
다섯째, 뼈를 튼튼하게 해서 폐경기 이후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의 생물학자 위니프래드 커플러 박사는 매주 성관계를 갖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월경주기가 더 일정하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도 두 배 정도 증가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폐경이 돼 에스트로겐 분비가 끊어지면 골다공증이 생기기 쉽다. 한편 미국 카렌 도나휴 박사는 섹스가 남성에겐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증가시켜 뼈와 근육의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여섯째,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다. 100m를 전력 질주하는 것과 비슷한 운동효과를 얻는 섹스는 심폐기능을 높이고 혈압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심장병이나 뇌졸중의 위험을 감소시킨다. 혈압이 높은 사람에겐 복상사의 위험도 있지만 영국 남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2년 보고서에 따르면 잦은 성행위가 오히려 심장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섹스는 임신중 혈압이 급격히 상승해서 일어나는 임신중독증인 ‘자간전증’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호주의 아델레이드대학 로버트슨 박사팀은 임신중 섹스를 하는 여성은 자간전증 위험이 현격하게 감소하는데 이는 정액에 있는 TGF-β 라는 물질의 보호기능 때문일 것이라고 보고했다. 네덜란드의 쾰만 박사는 구강성교를 하면서 정액을 많이 삼키는 여성은 자간전증이 적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