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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을 위한 사찰요리

짼틀맨 2010. 5. 16. 01:35

내 몸을 위한 요리

몸을 위한 음식: 건강을 위해 꼭 알아야할 음식 상식을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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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이 길거리를 수놓고 산사에도 울긋불긋하게 등 꽃이 피는 무렵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 있는 5월은 날씨만큼이나 눈이 부십니다. 등산길 산사의 사찰에 들러서 마시는 물 한 잔과 비빔밥 한 그릇으로 기억하는 사찰음식이 요즘 들어 부쩍 건강식, 다이어트식으로 인기라고 하네요. 사찰음식은 음식이기 이전에 약이며, 만병의 근원이라는 과식을 하지 않게 하는 발우 공양을 통해 환경오염까지 줄여줍니다. 모든 것이 차고 넘치는 요즘, 하루쯤은 사찰음식 공양법으로 검소하면서 담백한 맛으로 건강도 챙겨 보세요. 부처님 오신 날 먹는 다양한 사찰음식을 소개합니다.

이미경 (한식, 사찰요리연구가) http://blog.naver.com/poutian

사찰음식은 단순히 육류, 어패류를 먹지 않는 채식과의 개념과는 다릅니다. 불교의 경전 중에는 '일체의 제법은 식으로 말미암아 존재하고 식이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사찰에서는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하나의 수행으로 여겨 만들고 먹는 일까지 도를 닦는 마음으로 행하도록 합니다. 또 사찰음식을 선식(禪食)이라고 하여 정신을 맑게 하는 음식이라고도 합니다. 현대인들이 사찰음식에 관심을 많이 두게 되는 이유는 종교를 떠나 사찰음식이 생명을 유지하는 음식, 건강을 더해주는 음식에 정신까지 건강하고 맑게 성장시키는 음식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특히 사찰음식은 정적인 음식과 동적인 음식으로 나누어 정적인 음식을 먹으면 밖으로 표출되는 힘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면이 충실해지고 반대 개념인 동적인 음식은 불교에서 금하는 오신채, 육류, 어패류, 인스턴트식품 등을 먹으면 먹을수록 밖으로 뻗치는 힘이 강해 정서의 동요가 쉽고 성격이 과격해지며 조급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사찰에서 수행자들이 먹는 사찰음식은 정적인 상태에서 마음을 닦기에 필요한 기를 보충하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찰음식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며 식욕에 집착하여 맛을 즐기기 위함이 아닌, 지혜를 얻는데 필요한 수행의 하나입니다. 스트레스 등으로 격해진 심신을 다스리겠다는 마음으로 사찰음식을 맛보면 어떨까요.

 

자연에서 온 오색떡과 느티떡

 

부처님이 탄생하실 때 부처님 백호에서 오색광명이 빛난 것에서 유래하여 불가에서는 경사스러운 날에 오색등을 걸고 오색실을 나누어 주기도 하고 오색떡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색떡보다는 색소를 사용해서 만든 무지개떡이 더 익숙한 단어가 되었지만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식용 색소가 없었던 옛날에는 갖가지 색이 나는 약초와 과일을 찧어 쌀을 담가 물이 든 쌀가루를 이용해서 오색떡을 만들었겠지요. 단호박, 포도, 쑥, 비트, 치자, 녹차 등의 천연색소를 사용해서 오색떡을 만들다 느끼는 게 된 것은 오색떡은 단지 화려한 빛깔만 고운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옛날 빛깔만 얻는데 만족하지 않고 약초나 과일의 영양까지 가득 채우려 했던 그 정성이 더 빛납니다.
또 초파일 즈음이면 느티나무에 새싹이 나올 때인데, 연한 느티 잎을 멥쌀가루와 섞어서 녹두고물이나 팥고물과 함께 켜켜이 넣고 쪄서 나누어 먹습니다. 우리가 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느티나무의 잎을 따서 만든 느티떡과 오색떡은 부처님 오신 날을 대표하는 떡입니다.  

 

 

 

 

 

 

천연색소로 색을 낸 영양만점 오색떡

사찰에서 먹는 비빔밥

 

땀을 뻘뻘 흘리면서 들른 산사의 물은 유난히 꿀맛인데 운이 좋아 점심공양이라도 하게 된다면 많은 사람을 위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비빔밥을 먹게 됩니다. 밥에 반찬을 비벼 먹는 단순한 음식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비빔밥에는 여러 가지 채소와 버섯, 다시마 부각 등을 넣은 종합영양식입니다. 사찰음식에서뿐 아니라 우리나라는 농경사회였기에 농사를 짓는 가축은 귀하게 여겨서 자연히 육식을 절제하게 되었고 사계절이 뚜렷하여 산이나 들에서 나는 제철나물들을 이용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특히 산에 계시는 스님들이 말씀하시기를 동물들이 먹는 약초들을 잘 살펴보면 사람도 다 먹을 수 있으며 약초인지 독초인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약초이든 독초이든 100가지를 섞어서 100일 이상 발효를 시키면 약효 성분이 뛰어난 효소가 된다고 합니다. 많은 대중이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사찰에서는 산초, 재피, 참죽, 씀바귀, 홋잎, 망초, 두릅, 다래순, 엉개, 명아주, 비름나물, 소르쟁이, 양하, 신선초 등의 산나물들을 말리거나 소금에 절여 두었다가 나물로 먹게 되니 사찰음식의 비빔밥은 종합 영양제입니다.

 

 

 

 

 

 

 

종합영양식인 산채비빔밥

초파일 즈음이 가장 맛있는 미나리 강회

 

초파일 즈음에는 미나리가 한창 맛있을 시기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에 특별하게 먹는 음식이 정해져 있다기보다는 제철 음식이 가장 좋은 음식이라 여겨 미나리 강회를 즐겨 먹게 된 듯합니다. 미나리 강회는 미나리를 살짝 데쳐 버섯, 대추 등을 넣어 돌돌 말아서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데, 초고추장에는 과일을 갈아서 단맛, 신맛을 내게 되니 설탕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도 향긋하고 상큼한 맛의 초고추장을 맛볼 수 있습니다.
사찰에서는 부처님께 여섯 가지 공양법을 올리는 육법 공양이 있습니다. 쌀, 꽃, 향, 초, 차, 과일인데 그중에 과일은 공양을 올린 후 그대로 먹기도 하지만 갈아서 여러 가지 양념이나 김치를 담글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겨울에는 감을 김치 담을 때 무처럼 큼직하게 썰어 넣기도 하고 단맛은 홍시로 내기도 합니다. 사과나 배는 썰어서 깍두기처럼 담기도 하고 배는 갈아서 여러 가지 견과류와 섞으면 냉채류에 곁들일 수 있는 소스가 되기도 합니다. 토마토나 참외 등은 장아찌를 만들기도 하니 버리지 않기 위해 궁리하여 만들어진 사찰음식의 지혜가 돋보이는 메뉴들입니다.

 

 

 

 

 

 

버섯, 대추를 넣어 말아 먹는 미나리 강회

영양도 보충하고 좋은 인연도 맺어주는 콩볶음

 

채소 섭취만으로 열량과 단백질을 채우기 어렵기에 사찰음식에서는 다양한 장류, 튀김류, 부각류 등이 개발되었습니다. 심심할 수 있는 채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장류가 발달하였으며 이중 콩을 활용한 메뉴도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옛날부터 궁중에서도 장을 만들 때에는 절메주를 가지고 담았으니 물 좋고 공기 맑은 곳에서 만든 절메주의 우수함도 있었지만, 사찰에서 중요한 재료인 장에 대한 특별한 비법이 있었기 때문일 듯합니다. 또 초파일에는 콩을 기름기 없는 팬에 노릇노릇하게 은근한 불에서 볶아 고소한 맛이 나면 여러 사람과 나누어 먹습니다. 고소한 콩으로 영양도 보충하고 또 나누어 먹으면서 좋은 인연을 맺는다는 뜻도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