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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바람

짼틀맨 2010. 12. 3. 23:59

12월의 바람

산산한 바람이 낙엽을 몰고
어디론가 사라진 후
가을보다 더 깊은 상념을 끌어안고
겨울이 다가서고 있습니다.

빛바래어 매달린
애달픈 달력 한 장처럼
고즈넉한 마음은
12월의 바람에 실려
따듯한 무언가에 안식하려
발걸음을 재촉해도
처음 지켜선 이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오롯이
기다림의 창가에 기댑니다.

나약하지도
그렇다고 외롭지도 않은
들녘의 여린 풀잎이 된다한들
세월의 질곡이
무저갱처럼 깊어지고
그리움의 크기가
바다를 메운다 할지라도

사랑의 이슬을 머금은
풀잎같은 기다림은
오늘도 12월의 바람앞에
고행의 수도를 마친
순종의 순례자되어 무릎을 누입니다.

버릇처럼 되내이던
조금만 더 내게...
조금만 더 빨리...
조금만 더 많이...라는
그대향한 욕심의 열정마저
12월의 바람에 날려 보내면
공허한 마음이야 가눌 수 없겠지만

온전히 그대만을 담고 싶기에
차라리 외로움을 택하여
순백의 사랑을 수놓으렵니다.

12월의 바람을 타고
그대...
어디까지 오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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