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은 ‘천사의 섬’으로 불린다. 섬이 1천4개가 있기 때문이다. 그중 9백32개 섬이 무인도일 정도로 천혜의 자연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은빛 모래 해안과 다도해의 절경을 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지정된 슬로시티 중 한 곳인 신안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남다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theme1. 갯벌의 생명력을 느끼는 곳 ‘짱뚱어다리’ 짱뚱어다리는 면소재지인 중동리와 우전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갯벌을 건너는 4백70m 길이의 나무다리다. 물이 들면 바다 위를 걷는 느낌이 들고, 물이 빠지면 다리 아래로 기름진 갯벌이 펼쳐진다. 짱뚱어를 비롯한 갯벌 생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그 검은 갯벌의 생명력이 경이롭고 다리 위로 걸쳐지는 낙조는 진한 울림을 준다.
theme2. 카리브 해변 못지않은 ‘우전해수욕장’ 우전해수욕장은 밀가루같이 고운 모래로 이름난 곳이다. 길이 4km, 너비 1백m에 이르는 은빛 모래가 한없이 폭신하다. 동일한 길이의 갯벌도 펼쳐져 있다. 만약 갯벌에 들어간다면 조리를 신거나 바닥에 신경을 쓰면서 걸어야 한다. 여기저기 소라와 짱뚱어, 게가 꼬물꼬물 기어 다녀 발 디딜 틈이 없기 때문이다. 카리브 해변을 연상시키는 30여 개의 짚 파라솔과 나무로 만든 선베드, 세련된 해수풀장도 볼거리다.
theme3. 증도 여행의 백미 ‘태평염전’ 슬로시티 증도는 천일염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증도에는 단일 염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4.6㎢)인 태평염전이 있다. 천일염은 바람과 햇볕과 기다림의 합작품인데, 바닷물이 저수지와 증발지를 거쳐 결정지에서 소금꽃으로 피어나는 데 보통 20~25일이 걸린다. 염전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3km 정도의 길 풍경이 새롭다. 소금창고 60여 동이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고 바둑판 모양 증발지는 그 끝이 지평선에 닿아 있다. 햇볕이 강해지고 바람이 불기만 기다리는 증발지와 결정지의 풍경은 멈춰진 시곗 바늘을 보는 듯하다. 문의 061-275-0829
theme4. 매일매일 변화무쌍한 ‘북새통 어판장’ 신안군 지도읍에 있는 송도 수협 어판장. 평일 낮 어시장은 북새통이다. 현재 송도 어시장의 주인은 민어다. 이곳 어판장 물고기의 90%를 민어가 차지하기 때문이다. 양복을 잘 차려입은 촌로가 “이거 맛 붙이면 다른 놈은 못 먹어부러”라며 4마리를 담으라는 소리가 들린다. 주섬주섬 비닐봉지에 싸는 주인에게 “에게~ 쩨깐한 것 몇 마리 더 줘야지”라며 호통이다. 평일 새벽에 경매가 이루어지는데, 가격은 매일매일 변화무쌍하다. 송도 수협의 한 상인은 “작년 7~8월에는 평균 ㎏당 3만6천~3만7천원대였다”고 했다. 수컷과 암컷이 서로를 갈구하는, 민어의 울음소리가 이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real tip 증도 가는 길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경부고속도로에서 안성~평택 간 고속도로를 타고 서해안고속도로를 탄다. 북무안IC로 나와 24번 국도를 타고 증도대교를 건너 우전해수욕장 방면으로 오면 된다. 추천 호텔 남도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호텔인 ‘엘도라도리조트’는 마치 남태평양이나 지중해 연안에 있는 별장을 연상케 한다. 아름다운 해변과 해송 숲을 끼고 있으며, 모든 객실에 개인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061-260-3300 추천 음식 신안은 짱뚱어가 유명하다. 엘도라도리조트 안에 있는 한식당 ‘풍경마루’는 깔끔한 음식으로 토박이들도 그 맛을 인정할 정도다. 진하고 깊은 맛이 나는 짱뚱어탕, 매생이 특유의 향과 맛이 어우러진 매생이해물찜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