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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정든닭발]손님들로 바글바글.... AI도 비켜간 매운 닭발

짼틀맨 2010. 11. 9. 00:06

AI(조류인플루엔자) 광풍이 몇 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관련업계의 타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평소 열심히 닭을 튀기던 동네 치킨집 사장님도 의자에 앉아 쉬는 모습이 더 자주 목격된다. 사장님과 눈이라도 마주칠까봐 애써 외면하고 지나치지만 괜시리 내가 다 민망하다.

 

AI 발병은 광우병과 맞물려 그 여파가 쓰나미가 되었다. 광우병에 대한 불안감이 닭고기 외면을 부채질한 셈이다. 때문인지 75도에서 5분간만 익히면 안전하다는 홍보에도 불구하고, 한번 외면한 소비자의 발길을 좀체 돌려놓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관련 업계가 모두 울상은 아니다. AI 파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업 중인 곳이 있다. 매운 닭발을 주 메뉴로 내 놓고 있는 이집, 정든닭발이다. 찾아가보자.

 

 

 

 

 

 

 

바로 요기!

 

 

7시가 약간 넘은 시각에 벌써 손님들로 붐비는 식당 안

 

경기도 안산 중앙역 인근에 있는 업소를 처음 방문한 시기는 4월 중순. AI가 확산되던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는 만석이나 다름없었다. 적어도 이집에서만큼은 AI가 맥을 못 추고 있었다.

 

 

 

5월 초에 재방문해서 촬영한 사진. 여러명의 대기자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업소안은 바글바글..... 약 70프로 가량은 2~30대 젊은 여성들이다

 

 

바로 옆 별관도 만석

 

AI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던 5월 초에 재방문을 했다. 혹시 타격받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나의 예상은 기우에 불과했다. 여전히 만석이었고 바로 옆 별관까지도 다 차 대기하는 사람까지 보였다. 궁금했다. AI가 왜 이집만큼은 비켜갔을까? 해답은 바로 이 집의 대표메뉴인 매운닭발에서 찾는다.

 

고통을 상쾌함으로 승화시키는 한국의 매운맛

 

 

 

 

 

 

침샘을 자극하는 매운닭발

 

입안이 얼얼한 정도로 매운맛은 은근한 중독성이 있다. 학창시절 공포와 고통을 주었던 선생님이 오래 기억된다. 매운맛 역시 먹을 땐 고통이지만 뒤돌아서면 다시 생각나게 만든다. 안 먹으면 못 배기게 만드는 게 매운맛인 것이다.

 

그래도 역시 궁금했다. 매운맛만으로 이 처럼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는 걸까? 손님들이 이 집을 찾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자극과 중화를 절묘하게 아우르는 메뉴구성이 바로 손님을 끄는 비결이 아닐까. 이 집에 오는 손님들은 매운닭발, 매운오돌뼈, 달걀찜, 밥을 기본으로 주문한다.

 

 

 

 

 

 

 

 
먹는 방식도 공식처럼 정해졌다. 대접에 담긴 밥에 매운오돌뼈를 넣고 비닐장갑 낀 손으로 비벼서 주먹밥을 만든다. 이것을 조미김으로 싸 먹는다. 매운맛이 가미된 주먹밥은 의외의 별미로 다가온다. 여기에 매운맛을 다스리는 순한 달걀찜을 먹으면서 매운닭발을 뜯는 재미라니.
손이 쉴 틈이 없다. 열심히 조물락거리고 열심히 뜯고 먹는 행위의 즐거움이라니. 고통을 상쾌함으로 승화시키는 카타르시스가 매운닭발의 묘미라면 묘미.

 

 

 

음식을 손으로 먹는 행위는 우리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원시성을 깨운다. 그로 인해 우리가 지고 있는 사회적 짐에서 잠시 해방되는 기분. 그러니 음식을 먹는 그 순간만큼은 스트레스도 없다. 실제 대부분의 손님들 얼굴에선 화색이 만연하다. 이정도면 AI가 비켜갈 만도 하다.  (2008.5.30 맛객& 맛있는 인생)

 

 

옥호: 정든닭발

전화: 031) 405-2880, 413-1123

메뉴: 닭발 8,000원. 오돌뼈볶음 8,000원. 잔치국수 3,000원. 빈대떡 5,000원

위치: 안산시 중앙역 길 건너

영업시간: 오후 6시~ 다음날 아침 6시까지.

 

☞ 보태는 사진

 

정든닭발의 숨은 별미 오돌뼈국수랍니다. 정식 메뉴는 아니구요. 일반 잔치국수에 밥을 비비고 남은 오돌뼈볶음을 첨가했습니다. 매콤한게 은근히 입맛 당기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