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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난 입맛 호박잎쌈밥이 부른다

짼틀맨 2010. 11. 9. 00:15

 

 

◁ 여름철의 별미 호박잎쌈밥

 

며칠 전 불교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진행자가 묻더군요.

 

요즘처럼 날이 더워 입맛을 잃기 쉬운 계절에 추천해줄만한 먹을거리 뭐가 있느냐구요.

 

글쎄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결국 내가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추천하면 되겠다 싶더군요.

 

맛객은 식은 보리밥에 물을 말아서 풋고추를 노란 된장에 찍어먹고 싶은 생각 간절합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된장과 고추가 있다손 치더라도 제대로 된 맛은 아니지요. 된장은 장독에서 바로 뜬 황금색 된장이어야 하고, 풋고추는 남새밭에서 즉석에서 따야 그 맛이 납니다. 또 물은 지하수에서 뽑아 올린 물이어야 하구요. 예전엔 그런 조건을 갖춰 먹는 게 너무나도 일상적이었지만 요즘은 시골에 간다고 하더라고 쉽지 않은 식생활이 된 듯합니다.

 

비록 된장에 풋고추는 아니지만 것에 못지않게 입맛을 동하는 먹을거리를 소개합니다. 바로 호박잎쌈밥입니다. 이 여름철에 호박잎쌈밥을 먹지 않고 보내면 서운할 맛이죠? 마침 시골에서 호박잎을 비롯해 몇 가지 남새를 보내왔네요. 그것들을 보니 없던 입맛이 거짓말처럼 돌기 시작합니다. 호박잎은 당연히 농약이나 비료를 칠 필요가 없구요. 고추, 오이, 콩잎, 부추, 대파, 쌈거리 채소는 모두 유기농재배를 한 것입니다.

 

 

 

△ 밥을 지을 때 함께 쪄낸 호박잎. 찜통에다 호박잎만 찔때보다 밥물과 밥냄새가 스며들어 훨씬 구수하다

 

자 이제 밥상을 차리도록 하겠습니다. 호박잎은 깨끗이 비벼 씻어서 밥을 지을 때 찌면 됩니다. 처음부터 밥통에

넣으면 너무 물러지겠죠? 전기밥통이 보온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넣었습니다.

 

 

△ 호박잎 쌈과 잘 어우러지는 고추무름

 

익는 동안 쌈장으로 고추무름을 만들 차례입니다. 젓국물에 큼직하게 썬 풋고추와 편마늘을 넣고 끓였습니다. 젓국물 없다면 간장을 이용해도 상관 없습니다. 고춧가루도 살짝 뿌려 주구요. 다 끓은 다음에는 참기름 한방울 떨어 뜨렸습니다.

 

 

누르스름하게 익은 오이는 껍질을 벗겨 소금에 살짝 절인 다음 새콤달콤하게 무쳤습니다. 맛객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찬입니다. 풋풋한 오이향도 좋지만 쫄깃한 식감 또한 먹을수록 즐거움을 선사하죠. 고추와 쌈거리도 씻어 차리고 대파도 어슷하게 썰어 쌈할 때 곁들이면 향긋한 게 아주 그만입니다.

 

 

 

쌈밥에 된장국이 빠질 수는 없겠죠? 콩잎으로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시원한 맛이 납니다. 이렇게 시골풍으로 한 상 차리고 나니 오늘 쌀 소비좀 될 것 같습니다. 잃었던 입맛을 되찾아 오는 것도 식은 죽 먹기 아니겠어요?  구수하게 때론 향긋하게 때론 청량감 있는 식감으로 밥상을 즐겼습니다. 그러고 나니 이 여름의 무더위도 만만해지는 듯합니다.